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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지문 찍으러 UPS에 갔다가 로션까지 사 온 날 한국에서 같이 살아보려고 비자를 준비하는데 FBI 범죄경력증명서라는 서류가 나왔다.FBI라는 이름부터 좀 거창하게 느껴졌다. 우리는 그냥 한국에서 살고 싶은 건데, 준비하다 보니 미국에서 범죄경력을 확인하는 서류까지 챙기게 된 거다.이 서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문 등록을 하러 UPS에 갔다. 그런데 이날은 서류보다 손가락 때문에 진이 빠졌다.지문이 안 찍혔다.한 번 잘 안 된 정도였으면 이렇게 기억에 남지도 않았을 것이다. 기계가 지문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서 계속 다시 해야 했다. 손가락을 대고, 안 되고, 또 대고. 그걸 반복하고 있으니 점점 답답해졌다.내가 보기에는 기계가 영 시원찮았다. 왜 이렇게 인식을 못 하나 싶었다. 그렇다고 그 자리에서 기계가 문제인지, 손가락 상태가 문제인지 알 수 있는.. 2026. 9. 27.
한국 이름과 미국 이름이 달라서, 미국에서 챙겨온 서류들 남자친구의 한국 정착을 준비하면서 서류를 참 많이 챙겼다. 그중에는 미국에서부터 가져온 시민권 증서와 이름 변경 서류도 있었다.이름 변경 서류는 영어로 Name Change Certificate라고 하는 것이었다. 처음 들으면 이걸 왜 챙겼나 싶을 수도 있는데, 남자친구는 한국에서 쓰던 이름과 미국에서 쓰는 영어 이름이 달랐다.그냥 한글 이름을 영어로 적은 정도의 차이가 아니었다. 그러니 예전 한국 기록을 찾았다고 해서 서류 준비가 끝나는 게 아니었다. 한국 기록에 나오는 이름과 지금 미국에서 사용하는 이름을 연결해서 생각해야 했다.옆에서 보면 분명 같은 사람인데, 서류에는 이름이 다르게 적혀 있는 거다.여권 하나면 될 줄 알았는데처음에는 미국 시민권자니까 미국 여권을 가지고 오면 되지 않나 싶었다. 그.. 2026. 9. 26.
F-4를 준비하려는데, 남친이 자기 한국 주민등록번호를 몰랐다 F-4라는 비자를 찾았을 때는 이제 필요한 서류만 준비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무슨 비자를 알아봐야 하는지도 모르던 때보다는 훨씬 나아진 것 같았다.그런데 서류를 준비하려고 보니 예상하지 못한 데서 막혔다.남자친구가 자기 한국 주민등록번호를 몰랐다. 번호를 외우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자기한테 한국 주민등록번호가 있는지조차 잘 모르는 상태였다.나는 그 말을 듣고 조금 당황했다. 한국에서 서류를 떼려면 당연히 본인의 기본적인 정보는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았는데,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했다.‘주민등록번호도 모르는데 서류를 찾을 수는 있는 건가?’비자를 찾고 나서 잠깐 마음이 놓였는데, 또 모르는 문제가 나온 거다.일곱 살에 떠났으니 모를 만도 했다생각해 보면 남자친구가 모르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남자친.. 2026. 9. 25.
미국 시민권자 남친과 한국에서 오래 살 방법을 찾다가 F-4를 알게 됐다 한국에 와서 집을 구하고 같이 살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남자친구의 비자가 이렇게 신경 쓰이는 문제가 될 줄 몰랐다.나는 한국 사람이니까 한국에 와서 살면 됐다. 남자친구도 한국에서 태어났고 한국계 미국인이니, 처음에는 나와 크게 다를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미국 시민권자였다. 한국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계속 머물 수 있는 건 아니었다.당시 우리가 알아본 바로는 남자친구가 별도의 장기체류 자격 없이 지낼 수 있는 기간이 약 3개월이었다. 우리는 잠깐 여행하고 돌아갈 생각으로 온 게 아니었는데, 그렇게 생각하니 3개월이 너무 짧게 느껴졌다.집도 구했는데, 여기서 계속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그때부터 한국에서 오래 지낼 수 있는 비자를 찾아보기 시작했다.같이 살고 싶었을 뿐인데, 갑.. 2026. 9. 24.
뉴욕과 방콕을 거쳐, 한국계 미국인 남친과 한국에서 살아보기로 했다 처음부터 한국에 와서 살 생각이 있었던 건 아니다. 우리는 뉴욕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었다. 나는 20대 초반에 유학을 갔다가 미국에서 취업했고, 남자친구와는 직장에서 만났다. 남자친구는 일곱 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쭉 그곳에서 살던 한국계 미국인이다.그러다 남자친구가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 정확히 말하면 잘린 거다. 나도 그때 회사를 그만 다니고 싶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앞으로 어디에서 살지 이야기를 하게 됐다.그때 나온 곳이 방콕이었다.“우리 방콕에서 살아볼까?”그래서 방콕으로 갔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내가 지내고 싶은 곳은 아니었다.방콕에서 지내보니 내가 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겠더라내가 방콕에서 가장 불편했던 건 산책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거였다. 우리가 지내던 곳에서는 편하게 걸어 다.. 2026. 9.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