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와서 장을 보다가 가격 때문에 가장 놀랐던 건 의외로 아이스크림이었다.
뉴욕 한인마트에서는 한국 아이스크림 바 하나를 사 먹어도 3~4달러 정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 남자친구와 하나씩 골라 먹고, 결제한 금액을 달러로 보니 둘이 합쳐 약 0.8달러였다.
하나에 0.8달러가 아니라 두 개에.
뉴욕에서 먹던 것과 같은 한국 아이스크림인데 가격 차이가 이렇게 나니까, 그때는 정말 싸다는 느낌이 확 왔다. 원화로 가격표를 볼 때와 미국에서 쓰던 달러로 생각할 때의 느낌이 달랐다.
한국에서 장을 보며 이런 순간이 꽤 있었다. 모든 물건이 싼 건 아니지만, 우리가 자주 사 먹는 것 중에는 뉴욕에서 생각하던 가격과 차이가 큰 것들이 있었다.
삼겹살 한 근이 5,990원이었다
집 근처에는 더 J마켓이라는 마트가 있다. 우리가 이용하기 시작했을 때는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은 곳이었다.
그때 삼겹살 한 근을 5,990원에 팔았다.
가격을 보고 정말 싸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 시기에 삼겹살을 많이 사 먹었다. 지금도 항상 그 가격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새로 문을 연 마트에 다니면서 우리가 봤고, 사 먹었던 당시 가격이다.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곳에 마트가 있는데 고기까지 저렴하니 좋았다. 집 근처에서 장보기 편하다는 게 단순히 거리가 가깝다는 뜻만은 아니었다. 자주 먹는 걸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살 수 있으니까 더 자주 이용하게 됐다.
채소는 근처 공동구매 매장에서 많이 샀다. 이것저것 골랐는데 계산하면 8천 원 정도밖에 안 나오는 때도 있었다.
물론 무엇을 얼마나 샀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금액이다. 그래도 내 기억에는 ‘이렇게 사고도 이 정도밖에 안 나와?’ 했던 순간들이 남아 있다.
고기는 마트에서 사고, 채소는 공동구매 매장에서 사고. 집 주변에 서로 다른 선택지가 있으니 필요한 것에 따라 나눠서 장을 볼 수 있었다.
컬리에서는 닭가슴살 종류가 신기했다
컬리에서는 포장된 닭가슴살 제품을 산다. 양념이 되어 있고, 먹기 좋게 슬라이스되어 있어서 전자레인지로 데워 먹을 수 있는 것들이다.
나는 이런 제품이 편해서 좋았다.
뉴욕에서 내가 장을 보던 때에는 이런 형태의 닭가슴살을 지금처럼 다양하게 접하지 못했다. 미국에 그런 제품이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내가 평소 이용하던 곳에서는 한국에서처럼 여러 맛과 형태를 놓고 골라 먹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한국에서는 같은 닭가슴살이어도 제품이 다양했다. 이미 양념과 손질이 되어 있으니 먹기 전에 해야 할 일도 적었다.
장을 볼 때 가격만큼 마음에 들었던 게 이런 편리함이었다. 재료를 싸게 사는 것도 좋지만, 바로 데워 먹을 수 있게 나온 음식이 다양하다는 것도 생활할 때 꽤 큰 장점이었다.
그래서 우리 장보기는 한곳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 직접 가서 살 것은 동네에서 사고, 포장된 닭가슴살 같은 건 컬리에서 주문한다.
달러로 보니까 가격 차이가 더 크게 느껴졌다
우리는 컬리처럼 온라인으로 주문할 때는 한국 카드를 쓰고, 직접 방문하는 매장에서는 미국 카드로 결제하기도 한다.
미국 카드로 결제한 금액을 달러로 보면 뉴욕에서 쓰던 돈과 바로 비교하게 된다. 원화 가격표를 볼 때는 그냥 ‘괜찮네’ 싶었던 것도 달러로 보고 나면 더 싸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어떤 품목은 뉴욕에서 사던 가격의 절반 정도로 느껴졌고, 어떤 것은 4분의 1 수준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아이스크림이었다.
뉴욕 한인마트에서 하나에 3~4달러 주고 먹던 것을, 한국에서는 둘이 하나씩 먹어도 합쳐 약 0.8달러에 샀다. 당시 결제에서 느꼈던 차이이지, 같은 상품이 언제 어디서나 그 가격이라는 뜻은 아니다.
한국 제품을 뉴욕에서 사는 것과 한국에서 사는 것의 조건이 다르다는 건 안다. 그래도 실제로 돈을 내고 먹는 입장에서는 그 차이가 크게 다가왔다.
삼겹살 한 근을 5,990원에 사고, 채소를 여러 가지 골라도 8천 원 정도가 나오고, 아이스크림은 둘이 먹어도 1달러가 안 됐던 경험. 그런 일이 쌓이니까 한국에서 장보는 재미가 생겼다.
싸게 사는 것과 편하게 먹는 것, 둘 다 좋았다
한국에서 장을 보면서 만족했던 건 가격 하나만은 아니었다.
동네에서 고기와 채소를 살 수 있고, 온라인에서는 손질과 양념이 끝난 닭가슴살을 고를 수 있었다. 직접 장을 보러 가는 날도 있고, 필요한 것을 주문하는 날도 있었다.
뉴욕에서 살던 때와 비교하면 내가 자주 먹는 음식의 선택지가 달라졌다. 특히 한국 식품은 가격 차이가 실감 났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제품도 다양하게 느껴졌다.
생활비 전체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는 따로 계산해 봐야 한다. 하지만 적어도 장을 보는 순간에는 이전보다 부담이 작게 느껴지는 품목들이 있었다.
지금도 한국에서 물가 때문에 놀랐던 일을 떠올리면 거창한 물건보다 아이스크림 두 개가 먼저 생각난다. 둘이 하나씩 먹었는데 0.8달러라니. 뉴욕에서 하나 사 먹던 가격이 생각나서 더 놀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