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개통 화면에서 ‘다회선’이라는 안내를 보고 나서는, 일단 그 신청을 더 진행하는 걸 포기했다.
남자친구 명의로 저렴한 알뜰폰 하나 만들려던 일이었다. 그런데 본인인증 때문에 은행에 갔다가, KT 대리점에서 번호를 만들었다가, 이름의 띄어쓰기를 수정하러 은행에 다시 갔다. 그렇게 공동인증서까지 받았는데 이번에는 회선 때문에 막혔다.
이미 KT 번호는 개통해 놓은 상태였다. 당장 휴대폰을 써야 하니 계속 개통 문제만 붙잡고 있을 수도 없었다.
그래서 방법을 바꿨다. 남자친구 명의의 KT는 그대로 두고, 내 명의로 데이터가 많은 알뜰폰 요금제를 하나 더 개통했다.
KT는 본인인증용으로 남겨뒀다
KT에서 데이터를 넉넉하게 쓰는 요금제를 알아보니 내가 생각한 통신비보다 부담스러웠다. 그렇다고 이미 만든 남자친구 번호를 없애고 싶지는 않았다.
그 번호가 있어야 남자친구 이름으로 휴대폰 본인인증을 할 수 있었다. 번호가 없어서 얼마나 돌아다녔는데, 이제 와서 다시 없앨 수는 없었다.
그래서 KT는 당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요금제로 유지했다. 데이터를 많이 쓰기 위한 회선이 아니라, 남자친구 명의의 번호를 유지하는 쪽에 목적을 뒀다.
데이터는 내 명의로 새로 개통한 알뜰폰에서 쓰기로 했다. 그쪽은 데이터 제공량이 많은 요금제로 골랐다.
처음 계획은 남자친구 명의의 알뜰폰 하나로 끝내는 것이었다. 실제로는 명의도 다르고 용도도 다른 회선 두 개를 쓰게 됐다.
평소에는 알뜰폰, 인증할 때는 KT 유심
지금 남자친구는 평소에 내 명의로 개통한 알뜰폰 유심을 넣어서 데이터를 쓴다.
그러다가 남자친구 본인인증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 유심을 바꿔 끼운다. 남자친구 명의의 KT 유심을 넣고, 그 번호로 본인인증을 받는 식이다.
내 명의의 알뜰폰으로 남자친구의 본인인증을 하는 건 아니다. 데이터는 그 회선으로 이용하더라도, 남자친구 이름으로 인증할 때는 남자친구 명의의 번호를 사용한다.
정리하면 지금은 이렇게 쓰고 있다.
| KT | 남자친구 | 남자친구 번호 유지와 본인인증 |
| 데이터가 많은 알뜰폰 | 나 | 평소 데이터 사용 |
물론 편한 방식은 아니다. 인증이 필요할 때마다 유심을 바꿔 끼워야 하니까. 원래 원했던 건 이런 것도 신경 쓰지 않고 휴대폰 하나를 쓰는 것이었다.
그래도 당장 필요한 데이터와 본인인증을 둘 다 사용할 수는 있게 됐다. 계속 안 되는 신청을 붙잡고 있는 대신, 우선 생활할 수 있는 방법을 정한 것이다.
다만 회선 두 개를 유지하니 요금도 두 개를 같이 봐야 한다. 데이터용 알뜰폰이 저렴하다고 그것만 우리 통신비가 되는 건 아니다. 남자친구 KT 요금과 내 명의로 추가한 알뜰폰 요금을 합친 것이 지금 이 방식에 들어가는 비용이다.
180일이 지나면 다시 남자친구 명의로 알아볼 생각이다
우리가 알아본 내용은 외국인 명의의 단기간 개통에 ‘180일 이내 1회선’ 제한이 있다는 것이었다.
공개된 통신사 안내에서도 이런 기준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도시락모바일은 2026년 8월 4일부터 적용하는 약관에서, 이동통신사업자 통합 기준으로 최근 180일 이내 외국인 명의 가입 회선이 1회선을 초과하는 경우를 가입 제한 항목으로 안내한다. 다만 이것만으로 당시 T플러스 신청의 세부 조건까지 확인되는 것은 아니다. 도시락모바일 이용약관 개정 안내
그래서 우리는 해당 기간이 지나면 남자친구 명의로 알뜰폰을 다시 알아볼 생각이다. 그때는 본인인증과 데이터 사용을 한 회선에서 해결하고 싶다.
아직 실제로 옮긴 것은 아니라서 ‘6개월 뒤에는 무조건 된다’고 말할 수는 없다. 개통 이력에 따른 정확한 가능일과 가입 방식은 신청할 통신사에 확인할 예정이다.
기존 KT 번호를 그대로 쓰고 싶다면 새 번호를 만드는 것과 번호이동도 구분해야 한다. 번호이동은 기존 번호를 유지하면서 통신사를 바꾸는 방식이고, 개통이 완료되면 기존 통신사 회선이 자동 해지된다. 그래서 번호를 유지하려면 KT부터 먼저 해지하는 식으로 진행하지 않고, 옮길 통신사에 번호이동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하려고 한다. KT M모바일 번호이동 안내
그렇게 남자친구 명의의 알뜰폰이 실제로 개통되고 잘 작동하는 것까지 확인한 뒤, 지금 데이터용으로 쓰는 내 명의 회선도 정리할 생각이다.
처음에는 싼 요금제 하나 고르면 끝날 줄 알았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요금제 가격보다 명의와 본인인증, 개통 조건이 먼저였다.
지금도 인증할 때마다 유심을 바꿔 끼우는 건 번거롭다. 그래도 당장 쓰는 방법은 찾았다. 다음에는 남자친구 휴대폰을 남자친구 명의의 회선 하나로 편하게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