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와 한국에서 살기로 했을 때는 집을 구하고 생활하는 데 들어갈 돈부터 생각했다. 월세를 내고, 밥을 먹고, 휴대폰을 쓰는 데 돈이 들 거라는 건 당연히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 생활을 시작하기 위한 서류와 절차에도 돈이 들었다.
남자친구의 미국 서류를 처리해서 한국으로 받아야 했고, 미국 영주권자인 나는 재입국허가서 신청과 지문 촬영을 위해 이동했다. 한국에 와서는 휴대폰 개통이 한 번에 되지 않아 은행과 대리점을 오갔다.
각각은 다른 일이었는데, 돌아보니 전부 한국에서 같이 살기 위해 했던 준비였다.
서류 발급 수수료와 실제로 준비하는 비용은 달랐다
남자친구의 FBI 관련 서류를 준비하면서는 Monument Visa를 이용했다. 당시 몇백 달러 정도를 지불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확한 금액과 포함된 서비스는 결제 내역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그래서 이 돈을 전부 ‘FBI 범죄경력증명서 발급비’라고 부르면 맞지 않을 수 있다. 우리는 대행업체를 이용했고, 서류를 한국으로 받는 과정까지 거쳤기 때문이다.
참고로 FBI가 안내하는 범죄경력 조회인 Identity History Summary 직접 신청 수수료는 18달러다. 지문 채취나 별도 업체 이용에는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금액이 우리가 이용한 전체 서비스 비용은 아니다. FBI 공식 수수료 안내
나도 처음부터 이 비용들을 나눠서 기록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지금은 ‘몇백 달러를 냈다’는 기억이 크게 남아 있지만,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려니 어떤 항목에 얼마가 들었는지가 중요해졌다.
직접 신청하는 비용과 누군가에게 처리를 맡기는 비용, 그리고 서류를 받는 비용은 서로 다른 것이었다.
내 신청에는 괌과 뉴욕 일정도 있었다
내가 준비한 재입국허가서는 남자친구의 F-4와 별개의 일이었다. 나는 미국 영주권자로서 한국에서 장기간 지낼 계획에 맞춰 준비한 것이었다.
3월에는 괌에 가서 신청 서류를 보냈고, 4월 말에는 뉴욕에서 지문을 찍었다. 그러니 신청 수수료 외에 이동과 체류에 드는 비용도 생각해야 했다.
다만 괌과 뉴욕에서 쓴 돈을 전부 신청 비용으로 묶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
괌은 엄마와 여행을 겸해서 갔다. 뉴욕에서는 지문 촬영을 마친 뒤 남자친구 가족들과 일주일 정도 시간을 보냈다. 행정 업무 때문에 잡은 일정 안에 여행과 가족 방문도 들어 있었던 셈이다.
나중에 비용을 정리한다면 신청 자체에 들어간 돈과 여행 중 쓴 돈을 따로 적는 게 맞겠다 싶다. 그래야 다른 사람이 내 경험을 보고 ‘이 절차를 하려면 여행비까지 반드시 이만큼 드는구나’라고 오해하지 않을 테니까.
참고용으로 확인한 USCIS 수수료표 2025년 8월 29일판에는 재입국허가서 서면 신청 수수료가 630달러로 기재돼 있다. 이것은 공식 표에 나온 금액이고, 내가 신청 당시 실제로 결제한 금액을 확인한 것은 아니다. 신청할 때는 해당 시점의 수수료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USCIS 수수료표
통신비는 가장 싼 요금제만 고르면 될 줄 알았다
한국에서 쓸 휴대폰은 저렴한 알뜰폰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본인인증에서 막혀서, 결국 KT 대리점에서 남자친구 번호를 먼저 개통했다.
그 뒤 은행에 등록된 이름의 띄어쓰기를 수정하고 공동인증서까지 발급받았다. 이제 됐겠지 싶어 당시 알닷에 올라와 있던 T플러스의 10원짜리 요금제를 신청했지만, 이번에는 개통 단계에서 ‘다회선’ 안내에 막혔다.
그래서 ‘우리 통신비는 10원이었다’고 쓸 수는 없다. 그 가격의 상품을 신청한 것과 실제로 개통해서 이용한 것은 다른 이야기다.
당시에는 싼 요금제를 찾는 데 신경을 썼는데, 우리에게 먼저 필요했던 건 남자친구 명의로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번호였다. 가격을 비교하기 전에 가입과 인증이 가능한지부터 해결해야 했다.
통신비를 다시 정리한다면 광고에 나온 금액이 아니라, KT에서 실제로 청구된 요금과 이후 개통 여부를 기준으로 봐야 한다.
다시 준비한다면 이렇게 기록할 것 같다
지금은 기억나는 금액을 모두 더해서 ‘한국 정착 준비에 총 얼마가 들었다’고 말하기 어렵다. 대신 어떤 항목을 따로 확인해야 하는지는 알겠다.
| 정부·기관 수수료 | 남자친구의 체류 관련 신청과 내 재입국허가서 신청에 실제 낸 금액 |
| 서류 처리·대행 | Monument Visa 결제 금액과 포함된 서비스 |
| 지문·우편·배송 | 별도로 결제했는지, 대행료에 포함됐는지 |
| 이동·체류 | 행정 업무를 위한 지출과 여행·가족 방문 지출 |
| 통신 | 신청한 상품 가격이 아닌 실제 개통·청구 내역 |
특히 대행료에 배송비가 포함돼 있다면 배송비를 다시 더하면 안 된다. 정확한 총액을 내려면 기억나는 숫자를 모으는 것보다 영수증과 결제 내역을 맞춰보는 게 먼저였다.
그리고 돈으로 계산하기 어려운 시간도 들었다. 은행을 다시 방문하고, 출입국에서 기다리고, 배송 상태를 확인해 연락하는 일들이 있었다. 따로 큰돈을 쓰지 않은 날에도 그 일을 처리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한국 정착을 다시 준비한다면 나는 신청 수수료만 확인하고 예산을 잡지는 않을 것 같다. 서류를 어디에서 준비할지, 누구에게 맡길지, 어떻게 받을지, 직접 어디까지 가야 하는지까지 같이 볼 것이다.
그때는 눈앞의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느라 바빴다. 이제 돌아보니, 서류 한 장을 손에 넣기까지 들어간 비용이 서류에 적힌 수수료 하나로 끝나는 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