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 신축 상가주택에 살아보니, 공원과 지하철이 가까운 게 제일 좋았다
집을 구할 때는 계약할 수 있는 집을 찾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부모님 집 앞에서 투룸을 알아보다가 몇 번 놓쳤고, 결국 아라역 근처의 신축 상가주택에 들어왔다.
입주한 건 5월 말, 아마 28일쯤이었다.
집을 볼 때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큰 거실 창과 그 너머로 보이는 수변공원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살아보니 공원이 보이는 것만 좋은 게 아니었다. 집에서 나가면 바로 걸을 곳이 있다는 게 좋았다.
방콕에 있을 때는 편하게 산책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게 불편했다. 그래서인지 지금 집에서는 공원이 가까운 게 더 크게 느껴진다. 산책하려고 어디까지 찾아갈 필요 없이, 집 앞에서 걸을 수 있으니까.
처음에는 건물에 우리만 살았다
우리가 사는 건물에는 집이 다섯 채 있다. 2층에 두 집, 3층에 두 집, 4층에 한 집이다.
그런데 우리가 들어왔을 때는 다른 집에 아직 아무도 입주하지 않았다. 새로 지은 건물에 우리만 먼저 들어온 것이다.
처음 한동안은 정말 조용하게 지냈다. 다른 집에서 나는 생활 소리도 없었고, 건물에서 마주칠 사람도 없었다. 집 다섯 채 중에 우리만 살고 있으니 편하기는 했다.
그러다 6월에 앞집이 들어왔고, 7월에는 위층에도 사람들이 이사 왔다. 8월에는 남아 있던 3층 집에도 입주했다.
사람들이 다 들어오면 분위기가 많이 달라질까 싶었는데, 막상 살아보니 생각보다 비슷했다. 이웃과 마주치는 일도 많지 않다.
가끔 소리가 들리기는 한다. 그래도 내가 느끼기에는 견딜 만한 정도이고, 대체로 조용하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소음 때문에 집을 잘못 골랐다고 느낀 적은 없다.
처음 우리만 살던 때가 워낙 조용해서 비교가 될 법도 한데, 다른 집들이 입주한 뒤에도 크게 불편해지지는 않았다.
걸어서 지하철을 타고, 걸어서 장을 본다
살면서 가장 만족하는 것 중 하나는 지하철역과의 거리다. 집에서 걸어서 5분 정도면 갈 수 있다.
우리는 서울에 나가는 것도 좋아한다. 그래서 역이 가깝다는 게 좋다. 서울까지 가는 시간과 별개로, 집에서 나와 지하철을 타러 가는 과정이 편하다.
집을 구할 때 공원 전망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면, 살면서는 역과의 거리가 계속 장점으로 느껴진다.
장보기도 괜찮다.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마트가 있고, 근처 아파트 상가에는 공동구매 방식으로 저렴하게 물건을 파는 매장도 있다. 거기도 걸어갈 수 있는 거리다.
직접 장을 보러 가도 되고, 필요하면 컬리 같은 온라인 장보기를 이용하기도 한다.
집 안이 깨끗하고 마음에 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일 생활할 때는 집 밖에 무엇이 있는지도 중요했다. 우리 집 주변에는 걸을 공원이 있고, 지하철역이 있고, 장볼 곳이 있다. 그게 생각보다 만족도를 많이 높여준다.
새집이라고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니었다
한 가지 신경 쓰이는 건 가끔 올라오는 하수구 냄새다.
세탁실에서도 그렇고 화장실에서도 냄새가 날 때가 있다. 항상 나는 건 아닌데, 가끔 이상하게 올라온다. 원인은 아직 정확히 모르겠다.
집이 새로 지어졌고 내부도 깨끗해서 이런 부분은 예상하지 못했다. 집을 보러 왔을 때 느낄 수 있었던 것과 실제로 생활하면서 알게 되는 게 달랐다.
그렇다고 냄새 때문에 집 전체가 마음에 안 드는 건 아니다. 전반적으로는 잘 지내고 있지만, 가끔 그 냄새가 올라올 때는 아쉽다. 공원이나 역과의 거리처럼 확실하게 좋은 점이 있는 한편, 이런 생활상의 불편도 있었다.
그리고 7월쯤에는 집 앞에 담배꽁초가 버려져 있는 일이 생겼다.
누가 버렸는지는 모른다. 다만 집 앞에 꽁초가 있으니 신경이 쓰여서 집주인에게 말씀드렸다. 한 번 치우고 난 뒤로는 같은 일이 다시 생기지 않았다.
담배꽁초도 당연히 쓰레기 아닌가?
이건 집 이야기에서 조금 벗어나지만, 한국에서 지내면서 종종 드는 생각이다.
길에 다른 쓰레기를 버리면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하면서, 담배꽁초는 아무렇지 않게 버리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돌아다니다 보면 바닥에 꽁초가 꽤 보인다.
나는 그게 좀 이해가 안 된다. 담배꽁초도 쓰레기인데, 왜 길이나 남의 집 앞에 버릴까?
흡연하는 사람 모두가 그렇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꽁초를 바닥에 버리는 행동을 보면, 이건 쓰레기를 버리는 일로 생각하지 않는 건가 싶다.
특히 그게 우리 집 앞에 있으니 더 싫었다. 내가 버린 것도 아닌데 집 앞이 지저분해지는 거니까.
다행히 집주인에게 이야기하고 정리한 뒤에는 반복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까지 계속되는 문제는 아니다.
지금 집은 우리 생활과 잘 맞는 편이다
입주하기 전에는 큰 거실 창으로 보이는 공원이 마음에 들었다. 살아보니 그 공원에 바로 나갈 수 있다는 것, 역까지 걸어서 갈 수 있다는 것, 가까운 곳에서 장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더해졌다.
이웃들이 입주한 뒤에도 대체로 조용하게 지내고 있다. 가끔 나는 하수구 냄새는 아쉽고, 집 앞 담배꽁초 때문에 기분이 상했던 적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만족한다.
집을 찾을 때는 부모님 집 바로 앞에서 구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그런데 범위를 넓혀서 고른 지금 집이 우리에게는 잘 맞는 선택이 됐다.
처음에는 집 안을 보고 결정했는데, 살수록 집 주변을 잘 골랐다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는 멀리 가지 않아도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공원이 있다는 게 특히 좋다.